“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의 저자 김재인이 철학자인만큼 책의 주제는 철학이다. 인간적 사고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철학의 눈으로 과학의 영역인 인공지능의 실체를 꿰뚫었다. 알파고? 그거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바둑의 경우의 수가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보다 많다고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수학 계산이다. 원래 인간의 두뇌는 계산에 약하다. 그러므로 바둑은 아주 비인간적인 활동이다. 컴퓨터는 ‘계산기’라는 뜻이고 출발도 계산, 종착역도 계산이다. 계산이 주특기인 컴퓨터가 인간을 계산에서 이겨야 하는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리 알파고가 위대해도 그 뒤에는 알고리즘을 짠 인간이 있고, 알고리즘을 짜는 알고리즘 뒤에 또한 인간이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의 창조적 두뇌가 없는 알파고 자체는 무용지물이란 것이고, 더 단순하게는 전원이 차단되는 순간 알파고는 바둑판 앞에서 존재가 사라져 인간의 기권승으로 끝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AI) 시대에 정작 필요한 것은 ‘무조건 겁 먹는 일’이 아니라 그것의 정체를 제대로 아는 일이다. 그런 이후 그것을 만들어내고 조종하는 ‘인간의 마음’을 탐색하는 일이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절대로 인간을 능가할 수 없는 분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일이다. 그래야 어떻게 대처할지 답이 나온다. 사실 100년 전 인류에게는 사람보다 더 일을 잘 해내는 전기밥솥이나 세탁기, 카 네비게이션이 알파고보다 더 충격적인 인공지능일 수 있다. 우리들 중 누구라도 세탁기나 밥솥에 겁 먹는 사람 있는가 말이다.
철학자의 대처법은 간단하다. 인공지능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은 그에게 맡기고, 인간은 인간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매진하면 된다. 계산 하는 일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일, 목표를 세우는 일 등 한마디로 ‘창조적인 일’은 인공지능의 몫이 될 수가 없다. 플라톤과 데카르트, 기하학과 형이상학적 성찰로 우리를 이끄는 철학자의 결론이 그렇다.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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