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교수에게 ‘경계’는 ‘나의 삶을 지배하고 지탱해 온 현재의 가치관, 이념, 신념 등과 그 너머에 있는 신세계 사이를 가르는 스틱스(Styx) 강’이다. 반신반인 아킬레스의 강철 육신을 탄생시켰던 그리스 신화의 스틱스 강은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의 경계였지만 ‘현재의 나를 죽여야 미래의 새로운 내가 태어난다’는 명제를 위한 철학적 경계의 강이기도 하다.
최진석 교수는 ‘철학은 신으로부터 인간의 독립이다. 독립정신이다. 진리, 신념, 이념 같은 믿음으로부터 독립이다. 몸은 기존의 틀 속에 있어도 눈은 새로운 빛을 보는 것. 그 빛을 본 눈은 자신의 몸을 앞으로 기울게 만드는 것. 인간으로서의 탁월함이 등장하는 텃밭이 철학이다’고 단언한다. 그러므로 철학적이지 않은 사람은 고인 물처럼 썩기 마련이란다. 스스로를 안주 대신 경계에 내 던져야 할 이유다.
이 ‘경계’의 극한은 절대자유의 한계를 깨는 장자의 ‘대붕(大鵬)’이다. ‘연작(燕雀 참새)이 어찌 대붕의 뜻을 알겠는가’의 그 대붕이다. 대붕은 원래 북해의 곤(鯤)이라는 작은 물고기였다. 부단한 학습의 공력이 극한에 이른 찰나 과감하게 9만 리를 튀어 올라 날개 길이 삼천 리의 대붕이 되었다. 한쪽에만 머물지 않고, 가진 것을 붙잡지 않고 경계를 흘러야 가능한 일인데 ‘대붕은 9만 리를 튀어 오르는 내내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고 철학자는 전한다.
‘경계’를 지향하는 철학자는 또 ‘친구를 기다리지 마라’고 일갈한다. 친구를 버리라니? 그런데 이 친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친구가 아니다. 나를 동조하는 타인(친구)보다 먼저 ‘나를 진심으로 동조하는 내가 나의 가장 충실한 친구’므로 남보다 먼저 자신이 자신의 친구가 되라는 뜻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철저하게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만이 경계를 넘어 절대의 하늘로 솟구칠 수 있어서다. 그 모든 ‘스티브 잡스’들이 그랬던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