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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데일리] 전 블리자드 부사장이 '게이미피케이션'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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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블리자드 부사장이 '게이미피케이션'에 빠진 이유

| 교육과 운동에 '몰입'하게 만드는 콘텐츠로서의 게임
| 게임질병 코드 도입 "두려움 증폭시켜 이익을 취하려고"
| "상당수 국내게임사들 실질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성공 사례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하면서 게임이 격전지가 됐습니다. 오해와 예단으로 인해 논란은 더 크게 번지고 있습니다. 톱데일리는 게임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건전한 게임 문화를 만들고자 '게임=문화' 기획을 시작합니다. 그간 게임 관련 논란을 짚어보고,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들을 담겠습니다. ▲편집자 주= 출처 : 톱데일리(http://www.topdaily.kr)

 



▲ 이달 초,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 교회에서 바른손 R.P.O 대표를 만났다. 사진은 '루' 장비 설치 후 이를 테스트하고 있는 고경곤 바른손 R.P.O대표(사진=출처 : 톱데일리(http://www.topdaily.kr))


그는 잘나가던 마케터였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단 6명만 존재한다는 부사장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부산에서 오버워치를 론칭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KT와 LG전자, 코카콜라 등 유명 대기업에서 마케팅 전략을 짜던 그가 판교로 갔다. 게임의 생활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직접 실현하겠다는 포부로.

이달 초 볕이 잘드는 오후,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고경곤 바른손 R.P.O 대표를 만났다. 교회 체육관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벽면에는 큰 스크린이, 천장에는 프로젝터와 컴퓨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고 대표의 사업 아이템인 ‘루- 인터랙티브 플레이그라운드(Lu – interactive playground, 이하 루)’다. 그는 교회에 ‘루’를 기증하기로 했다.

■ 게임으로 만드는 ‘몰입’… “이해되니 엄마들도 좋아해요.”



▲ '루' 설치가 한창인 성남 할렐루야 교회. 루는 크게 천장에 위치한 콘솔과 스크린으로 구성된다.
(사진=출처 : 톱데일리(http://www.topdaily.kr))


고 대표는 신나보였다. 이렇게 큰 공간에 루를 설치하는 건 처음이라면서. 루는 캐나다에서 개발된 스포츠와 게이미피케이션, 교과목 교육과정을 결합한 장비다. 회사 내부에선 증강‧가상 현실과 경험을 결합했다는 의미에서 ‘XR(경험 현실‧Expreince Reality)’이라고 부른다.

바른손 R.P.O 사람들은 4차산업혁명시대가 됐지만 아이들이 그저 TV를 보는 것과 같이 일방적이고 수동적으로 공부해야한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루는 재밌게 ‘몰입’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마치 게임을 하듯이

고 대표는 작년 8월 울산서 루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던 날을 기억한다.

“어떤 친구가 루를 세 시간 동안 하고 있었어요. 알고 보니 지체장애가 있던 아이였어요. 아버님이 얼마냐고 사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말렸죠. 개인이 사기는 비싸니까. 아버님은 사서 기증을 하겠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재밌게, 오랫동안 노는 건 첨 봤다면서.” 고 대표는 이날 ‘루’가 장애와 제약을 넘어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학부모들도 루를 반긴다고 했다. “간단한 게임들로 구성돼 있어요. 비석치기 같이 누구나 한 번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엄마들도 이해할 수 있으니까 좋아하시죠.” 현장에서 공사를 감독하던 김기홍 바른손 R.P.O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말이다.

루의 작동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천장에 달린 콘솔에서 스크린으로 화면을 쏘면 센서가 움직임을 인식한다. 공을 던지거나 몸을 움직여 영어, 수학 등 과제를 협동해 해결한다. 고 대표는 크게 새롭거나 어려운 기술은 아니라며 기술을 삶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루'의 콘텐츠 중 하나. 수식에 맞는 숫자를 향해 공을 던져야 한다. 루는 현재 20여개의 게임을 제공하며 향후 콘텐츠 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사진=출처 : 톱데일리(http://www.topdaily.kr))

고 대표는 루를 통해 지난 100년 간 일방적인 가르침이 반복되던 교육 장소를 바꾸고 싶어했다.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하고 동시에 학습하며 몸과 마음의 정신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고 대표는 믿는다. 루의 콘텐츠, 게임은 청소년들이 교육에 몰입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 장치다.

루는 현재 국내에 서울시 노원구 월계초, DMZ 대성동 자유의 마을, 경기도 할렐루야 교회, 서울랜드, 서울 외국인학교 등 다섯 곳에 설치됐다. 가정 등 공간에 맞춘 '루 소형화 모델'도 개발 중이다. 노인, 장애인 기관에서도 문의가 있다 한다. “기부를 많이 하려구요. 아, 기사 나가고 너무 연락 많이 오면 안 되는데.” 고 대표는 계면쩍게 웃었다.

■ 블리자드, 마사장, 게이미피케이션

 


고경곤 바른손R.P.O 대표.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공사가 마무리 됐다.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좀 더 깊은 ‘게임’ 얘기를 나눴다

고 대표는 블리자드 부사장 시절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블리자드 아시아 마케팅 총괄이었던 그는 임기 중 특히 게임의 인식 개선에 힘을 쏟았다. 마 사장(마이클 모하임 전 블리자드 대표) 얘기가 많았다. 그는 마사장을 진정 게이머를 위했던 게임인이라고 치켜세웠다. “마사장을 JTBC 초대석에 나가자고 설득한 게 저에요. 게임은 명실상부한 종합문화콘텐츠지만 부정적인 인식에 시달리고 있어요. 인식개선을 위해 마사장이 출연해야 한다고 말했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도 그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인에게 단순한 게임 이상입니다. 그래서 마사장한테 리마스터 만들면 대박이 난다고, PC방 점유율 올라갈 거라고 제가 제안을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PC방 점유율이) 안 올랐어요. 그 때 좀 미안했죠 마사장한테. (웃음)”


고경곤 전 블리자드 부사장(오른쪽)과 손석희 JTBC 사장. 사진=고경곤 대표 SNS

오버워치 게구리 선수 사건도 잊기 힘들다 했다. 게구리 선수는 너무 뛰어난 실력 때문에 일부 유저들로부터 핵(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핵이라고 난리가 났는데 만나보니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절대 그럴 것 같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직접 나와서 사람들한테 보여주자고 했습니다. 처음엔 꺼려했는데 결국 직접 나와서 핵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고 그 이후엔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한국에서 오버워치 인기가 쭉 올라갔어요.”



지난 2015년 하스스톤을 이용한 논문을 작성한 고등학생이 학교 내에서 눈총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과 블리자드코리아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도 그였다.

그에겐 부정이슈를 긍정이슈로 바꾸는 힘이 있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겠다는 그의 비전이 현실감 있게 들리는 이유다.

고 대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대해선 게임에 대한 무지가 만들어 낸 촌극이라고 평했다. 게임중독을 통해 이득을 보려는 세력이 있다는 분석도 했다.

“저는 게임, 엔터테인먼트가 갖고 있는 순수한 기능을 믿습니다. 그걸 사람들이 자기들 입장에서 잘 모르니까 이러는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도 많은 사람들, 특히 학부모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가 너무 없어요. 저도 코카콜라 입사에서 처음 컴퓨터를 만져봤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를 합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게임 악법 만들어서 정치적 공세를 했습니다. 국민들로부터 불안감 자극해서 게임을 공적으로 만들어서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WHO 게임 질병 코드 등재도 제가 볼 때 똑같아요. 거기에 악의가 있어요. 사람들의 두려움을 증폭시켜서 이익을 취하려고. 질병코드 만들면 정신의학계 사람들이 이득을 얻습니다. 중독성, 도박세를 걷어 게임 업계 사람들에게 돈을 내게 합니다. 굉장히 나쁜 의도에요.”

“어릴 때 만화방에 살았어요. 만화 좋아해서 선생님, 부모님에게 많이 맞았어요. 그 땐 만화 불태우기 운동도 있었어요. 기득권층이나 보수적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코드는 항상 핍박을 받아요. 저는 게임중독 질병 분류가 이 연장이라고 봅니다. 역사를 보면 이런 일들이 많았어요. 소설쓰는 사람들을 사문난적이라고 불렀어요. 시, 희곡, 바둑, 영화도 마찬가지에요.”

■ “게이머를 위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고민해야”

그는 한국의 게이미피케이션 흐름에 대해선 아쉽다고 했다. 학계에선 탁상공론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실제 모델화 시키는 데는 미진하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4차혁명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CES가면 MWC가면 이렇다 얘기 하는 사람은 많아요. 그런데 자기들이 하는 건 하나도 없어요. ‘니가 말하는 거 맞아, 그럼 뭐 만들었니?’하면 ‘저는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해요. 저는 그냥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좋은 얘기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고 대표는 한국의 게임회사들이 게임의 긍정적 요소를 부각시키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유저를 위한 게임보다는 수익 극대화에 몰두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봤다.

“게임인들이 ‘정말 게임을 사랑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코카콜라 시절 국내 유명 게임사들과 콜라보를 진행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대표들이 순수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게임 하나를 예로 들자면 이 게임의 성공 요인은 아이템 암거래와 PK(Player Killing)인데 대표가 그걸 모를까요. 이건 게이머를 위한 게 아니에요. 만약 스타크래프트가 게임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 팔았다면 떼돈 벌었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하면 리마스터가 나올 수가 없어요.”

그는 ‘WHO 암초’를 만난 한국 게임사들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게임과 돈 되는 게임 중 무엇을 우선했는지를.

“상당수 국내 게임사들 게임의 긍정적 면에 대해 말은 많이 하지만 ‘페이 투 윈(이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구조)’에 몰두하고 실질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성공 사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가 롱런하는 힘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스타는 자본의 논리로 가지 않았어요. 블리자드 내에서도 페이 투 윈 하자는 얘기 많았지만 마사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국 게임사들은 진정 게이머를 위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 출처
: 탑데일리(http:///www.top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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